2016-11-30 1

소주 한 병 이상을 마시지 않으면 견디기가 힘들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향을 가진 내담자는

50대 초반의 남자분이었는데

그는 오랫동안 자신을 지배해 온 음주와

흡연 문제에 대해 오랜 고민과 고심을 해 오던 중

제대로 된 도움을 받고 싶어

상담을 의뢰했다고 합니다.

 

이미 여러 상담소나

알콜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보기도 했지만

마음에 응어리진 상처가 많은 탓인지,

아니면 자신의 소극적이고 의지가 약한

성향 탓인지 모르겠지만

별 개선을 보이지 않기에 안타깝다는

심정을 전해 왔습니다.

 

그는 보통 소주 한 병 이상을 마시지 않으면

견디기가 힘들다고 하며

술을 입에 대지 않는 날은 하루도 없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소주 6~7병 이상 마시기도 하며

만취 상태가 되면 모든 기억이 정지하는 듯

전혀 기억이 재생되지 않지만 동료들의 말에 의하면

전혀 사람이 달라지고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합니다.

 

담배 역시 술과 함께 도저히 끊을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하루에 두 갑 정도의 담배를 피면서

그는 자신의 건강이

이제는 많이 걱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술을 마시는 순간에는 늘 담배와 함께 하기에

술안주가 담배처럼 여겨지기도 한다고...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먼저 들어봅니다.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던 시기이기도 했지만

그의 부친은 여자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늘 여자들을 쫒아다니며 망신을 당하고,

그로인해 가정이 평탄한 날이 거의 없었는데

묘하게도 그렇게 바람을 피는

아버지가 어머니에게만은 폭력과 폭언이

너무 심했다는 것입니다.

 

바람을 피는 남편을 보면서도 그의 어머니는

불평 한 마디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버지의 폭력은 참으로 무서웠다고 합니다..

 

시골에서 생활하던 그는 온 동네 사람들이

아버지의 정상적이지 못한 행동에 대해

비난하는 소리를 들으며 성장했으며

자신은 절대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맹세를 스스로에게 하면서 성장했다고 합니다.

 

그의 아버지는 결국 어느 날

읍내의 어떤 여자와 함께 종적을 감추고

사라졌으며 그  후 그의 어머니와 그의 생활은

말이 아니었지만 마음만은 편안했다고 합니다.

 

아버지를 닮지 않으려고 무진 노력을 했지만

그는 중학교 때부터

술과 담배를 배우게 되었으며

홀로 자신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무능력한

어머니의 힘겨운 한 숨 속에서

그는 삶에 대한 원망이 날로 커져 갔으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술과 담배를 찾았습니다.

 

일찍 만난 지금의 아내에게도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합니다.

그는 금연과 금주와 관련된 기억과

그것이 그의 무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토대로

깊은 심층심리상담을 진행했는데

고맙게도 성과가 참 좋았습니다.

 

상담 중에 그는 자녀들에게 전화를 하고

전화기를 통해 진심을 담아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의 사람을 새롭게 살아갈 것을

스스로 맹세했습니다.

 

그동안의 고단했던 자신의 삶에 대해

되돌아 보며 지금 가진 가정과 가족,

이룬 성과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으로 인해 상처 받고 살아 온 아내를

상담을 받아 과거의 아픔을

씻어 주고 싶다는 말과 함께

긴 상담을 마무리했습니다.

 

술과 담배, 늘 하는 말이지만

모든 중독의 깊은 심연에는 외로움과 고독,

인정받고 싶음에의 갈망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그는 깊은 최면 상태 속에서

자신의 고독한 내면을 만나게 되었으며,

그 내면속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이제사 겨우 찾아내게 된 것입니다.

 

자신에의 새로운 발견,

그것은 우리를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자신을 사랑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상담은 상담자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상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