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5 1

마음 붙일 곳 없어 불안장애로

한 청년이 불안장애로 찾아왔습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귀국하여  

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지방 기업주인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을 후계자로  

경영수업 중인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청년입니다.

 

그런 그가 어떤 이유로 불안장애에 의욕상실,

자신감 결여로 고민하다 상담을 택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심리상담이 시작되면서 천천히

그 청년의 불안문제의 근원을 찾았습니다.

 

아버지는 자수성가하신 분으로

목표가 뚜렷하고 매사에 열심이신 스타일로,  

상당한 카리스마를 지녔기에

가족들도 매사에 아버지를 어려워 한다고 했습니다.

 

이 청년 역시 아버지가 너무 어렵다고 합니다. 

유학중에도 결혼을 위해 맞선을 보라는 명령에 따라,

귀국하여 수도 없이 맞선을 보게 했고,

횟수가 거듭되자 청년은 의무적으로 선을 보는 것이  

부담스럽고 상대에게 기계적으로 대하는

자신을 볼 때 짜증이 나고 미안했다고 합니다.

 

직장에서는 경영자의 아들이기에

직원들과 사적으로 마음 터놓고 지내지 못하니

자신의 처지가 몹시 불편하게 느껴지며,

친구들과의 관계도 예전같지가 않아

잘 만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오랜 외국 생활로 몸에 배인 생각과 행동들이

귀국하여 경영수업을 받다 보니 오해를 사기도 하고

친구들은 그 청년을 보는 시선이 자신들과

같지 않아 친근감을 못 느낀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듣고 보니 이 청년은 

마음을 붙일 곳이 없는 처지였습니다. 

집에서도 부모님과 다정하게 얘기를 주고 받지 않고

최소한의 대화만 하고 자신의 방에 들어가고,

회사에서도 마음 편한 동료없이 지내는 상황이었고,

절친한 이성친구도 없는 상황이고 보면

그 암담한 심리적 어려움이 이해가 됩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차를 아버지께서 사주신 것 외에

자신이 원하는데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회사 경영 또한 자신이 완벽하게 해내지 못해

아버지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심한 비난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아버지처럼 완벽하게 일을 해야 함에 대한 압박감,

집안을 제대로 앞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무거움이

불안의 형태로 그를 짓누르고 있었습니다.

 

 

최면을 통해 불안을 야기했던 최초의 사건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는 특별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자신 안에 어떤 존재가 있어

자신을 불안하게 한다고 하며  

그 존재는 모두 일곱이나 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빙의현상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내면의 힘이 약해지고

자존감이 떨어지면

신체에 잠재된 바이러스처럼

마음을 갉아먹고 힘들게 하는 감정들이 점령하고

그 감정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불안증이나 강박증,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때로는 대인불안이나 기피현상을 경험합니다.

 

심리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최면심리상담의 특별함은

이럴 때 더욱 가치가 있습니다.

이런 특별한 증상이 드러날 때

심리상담적 차원에서 잘 해소시키고

회복시킬 수 있으니까요.

 

그 청년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내면의 목소리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그는 다시 건강한 마음으로 회복되었습니다.

 

부모와 소통하는 법,

아버지를 더욱 이해하는 법,

동료와 친구들에게 가까워지는 법들을

그는 스스로 발견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지요.

 

불안과 공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자칫 우리를 병들게

하고 작은 사람으로 만들어갑니다.

 

항상 깨어 있으면서

나를 돌보고 합리적으로 자기관리를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