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19 1

조류 공포증

그 사례자는 첫인상이 정말 시원했습니다.

미국생활이 사십년이라고 하니

한국정서가 크게 없을것 같았지만

막상 만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전혀 그게 아니었지요.

 

그녀는 텍사스에서 치과를 개업한

치과 원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그녀의 문제는

조류 즉 새에 관한 지독한 공포증이라고 했는데

어딜 가나 날아다니는 새를 만나게 되고,

휘익 날개짓을 하며 날으는 새가

가까이만 오면 거의 실신을 하거나 소리를

질러 주변 사람을 놀라게 하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바깥 출입이

몹시 신경이 쓰인다는 것입니다.

그녀가 가진 새에 대한 기억은

히치코크 감독의 영화 ‘새’였습니다.

 

그 영화를 보며 식은땀을 흘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는 것입니다.

특정 대상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사람이

생각보다 참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개’에 대해서

또 어떤 사람은 ‘뱀’이나 ‘개구리’

혹은 ‘나비’나 ‘닭’ ‘나방’과 같은 곤충이나

동물류 뿐만 아니라

식물에 대해 공포를 갖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한 공포심은 도저히 인지적으로 설명하거나

논리적으로 따져서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는

설득이 먹히질 않습니다.

인지치료의 한계를 이런 경우에 느끼게 됩니다.

 

한 사람이 살아오는 동안 경험하게 된

무수한 직˙간접적인 경험들이

우리들의 뇌속에,

혹은 마음 속에 어떻게 왜곡되고 일반화 되고,

또는 부분적으로 삭제된 기억으로 저장되어

존재하느냐에 따라 그것은 생각 이상으로 고통을 주는

심리적 문제로 발전하기도 하지요.

 

최면을 통해 그녀에게 언제부터,

왜,

어떤 이유로 새를 두려워하게 되었는지를 알아내고

그녀에게 새에 대한 강한 긍정적 이미지를 그리게 하여

재인식 시키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분이 싫어하는 새와

아주 좋아하는 특별한 꽃,

‘카라’꽃의 이미지를 함께 떠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서

그녀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을 통해

그녀는 새에 대한 공포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최면심리상담은 때때로

기적같은 결과를 보여 줍니다.

심리상담을 마치고 행복한 얼굴로

그녀는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그녀로부터 국제전화가 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적같다고….

기적처럼 즐거운 경험을 다시 할 수 있어 고맙다고....

그녀는 이제 새가 두렵지 않다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새가 아침마다 자신의 집 정원에서

꿀을 찾아 노래하는 허밍버드의 날개짓 소리처럼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마음의 세계는 복잡한 듯 하지만 간단하고,

간단한 듯 하지만 몹시 복잡다단합니다.

마음이 움직이는 원리을 제대로 알고 이해한다면

마음이 보여주는 기적을

우리는 수시로 만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