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문마음연구소에서 심리상담을 받기 위해
저희 연구소를 찾아 오시는 분중에는
최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전혀 없는 분도 많으시고
최면치료에 대한 환상을 가진 분들 또한 너무 많기에
‘최면 한 번만 해 주시면 내 마음속 문제들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최면을 통해 나는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것’
이라는 말을 흔히 듣습니다.
최면은 기적을 불러오는 만병통치제가 아님을
제일 먼저 설명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그분들은 자신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최면이라는 것 속에 깊이 들어갔다 나오면
자신이 전혀 다른사람으로 변화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지요.
이런 기적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것은 나름대로의 원리가 있고 법
칙이 있어야 함을 생각해 본다면
그러한 기대는 희망적이기는 하나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때로는
백약이 무효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리치료 전문가로써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나아지거나 전혀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병원에서 처방한 약 까지도
전혀 듣지 않게 되는 것이 흔한 예입니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자발성의 문제를
가장 으뜸으로 생각해 볼 수 있지요.
자신의 문제에 대한 개선의지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마음은 집에 두고 몸만 와서 상담실에 앉아 있게 된다면
그 심리상담은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상담의 효과 또한 질병에의 예처럼
자신의 긍정적 회복의지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심리상담을 통해 그들은 회복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음을
최종적으로 확인합니다.
내담자 역시 그 결론에 동의를 하게 되는데
그때부터 새롭게 상담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깊은 심층심리에 대해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그 분들은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를 통해, 혹은 최면치료를 통해
현재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로 상담실을 찾지만
그분들의 무의식 속에는 현재의 고통이 차라리 낫다는 생각으로
회복된 후에 발생할 자기책임과 의무에 대한 불안을 숨기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회복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최면유도에도 협조적이지 못하고
아무리 유능한 최면전문가가 최선을 다한다해도
내담자는 최면에 잘 걸리지 않게 되는데
이를 보다 자세히 말하자면 ‘최면에 안 걸리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으로 최면을 거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면치료를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반응하게 되면
자신은 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는 이중적인 불안감이 작용하기 때문이지요.
일종의 무의식적 고통즐김 현상으로도 부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무의식의 저항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 드리면
대체로 그들은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흔들며
지금 당장 자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호소하며
자기자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서운해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겉과 속, 안과 밖처럼 의식과 무의식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심리치료 및 회복에 대한 거부반응은 무의식적인 것이기에
표면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능한 심리치료 전문가들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놓치거나
표면적인 문제나 증상에만 집중하여 문제해결을 위해 애쓰지만 백약이 무효해지지요.

‘심리적 반전’(psychological reversal)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말합니다.
이러한 저항 문제를 때때로 내담자나 환자는
‘자유의 불안’ 때문에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하고자 한다는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의식과 무의식의 일치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유를 원하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지만
자유에는 선택의 문제와 책임의 부담이 따르지요.
어린 아이 시절에는 스스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으며
그 무엇을 선택했을 경우에라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됩니다.

그것을 선택한 것은 성인이 된 자신이 아니며
어린사람이기 때문에….. 어린이기 때문에…
그러나 점차 성인이 되어가면서 따르는 책임과 의무는
막대한 부담으로 다가오고
그로부터 벗어나고픈 간절한 마음이 증상을 만들고
그 증상 속에 머물게 하여
다시 다가 올 문제들로 부터
도피할 수 있는 하나의 도피처가 되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나약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상담자의 인내와 끈기로 결국 내담자가 설득을 당하고
그런 자기 자신을 인정하게 될 때 변화와 회복은 무섭게 빠른 속도로 일어나지요.
심리치료, 심리상담, 최면치료의 기적같은 변화는 이렇게 오기도 합니다.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우리들의 내면입니다.